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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생각

...

by 구경거리 2011. 12. 12.
그냥 이렇게 넘어가가도 되는 건지.
아니면, 어떤 형식이든 매듭을 짓고 가야 하는 것인지.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넘기기에는 
아무일도 없던 것으로 넘길 수 없는 순간들이 불편하고,
그 아무일에 대하여 해명하려 하니 상대는 묵묵부답이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겠다.

묵묵부답.
이거 당해보니 할 짓이 못된다는 것을 알것도 같다.

꺼내지 말아야할 비밀과 외면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확실히 불편하다.
죄를 지은 기분과도 비슷하고,
뒤에서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기분과도 비슷하다.
비밀은 언제든 곤혹스러운 상황을 야기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속 한 귀퉁이에 조용히 자리잡게 되는 그런 가정된 상황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몸과 마음을 불필요한 긴장 상태에 놓이게 한다.

왜 자꾸 비밀이 생길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자주 그런 비밀을 묻어두려 할까.
나 역시 밖으로 꺼내게 되면 난처해 질 것이 걱정되는 많은 일들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이상한 핑계를 덧붙여 비밀아닌 비밀로 만들어 간직하고 있다.

이런 행태가 언듯 보기에는 특별히 주목을 끌만한 사실이 못 되지만,
하릴없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문득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그런때가 있다.
매일 보던 익숙한 모든 것들이 갑자기 처음 보는 것처럼 어색해지고,
너무 당연한 것이라 의문을 품을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이 호기심 비슷한 것을 타고 일어날 때가 있다.

그순간, 세상은 참 이상하고 낯선 곳이 된다.
수십년 살아오고 느껴왔던 모든 시간과 기억들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어쩌면 이세상 어딘가에는 엘리스가 살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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