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란?

자연법칙이란,

관찰자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외적인 '실재'의 수학적 반영이다.

- 스티븐호팅, 위대한 설계 -

실재?

눈을 뜨면 수많은 자연의 존재물과 사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그것이 이전부터 그 곳에 있었음을 안다. 언제 부터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을 지라도, 적어도 우리가 눈을 뜨는 시점 이전부터 그것들은 그곳에 이미 있었음을 의심 하지도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그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확실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거로는 우리가 '인식' 했다는 것이 유일할 뿐이다. 그 외의 어떤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이 그 곳에 '이미 존재' 하고 있었음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 이미 존재 하고 있지 않던 그 어떤 것을 우리가 인식한다는 것이 자연법칙을 완벽하게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자연 법칙이란 것이, 우리가 진리라고 알고 있는 그 자연법칙이, 항상 맞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인간이 알아 낸 자연법칙이란 것은 경우에 따라서 틀리 수도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뉴턴 역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불완전한 것임이 증명되었다.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미시세계의 현상을 다루는 양자역학에 의해 불완전 함이 증명되었다. 그러니까 모든 상황에서 모든 현상들을 완벽하게 설명해 낼 수 있는 궁극의 최종이론에 대해서 인간은 아직 아는 바가 없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자연법칙이라 명명하는 것은 꽤 완전에 가깝기는 하지만 100% 완전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불완전한 자연법칙을 거스른다고 해서 완벽하게 확률 0 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어쩌면 그 존재물들은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들 중 어떤 것은 우리가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존재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 특정한 조건 하에서 관찰자가 존재하는 시공간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현상이 자연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해서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불완전한 자연법칙이 갖는 한계 (인간이 인식하고 증명하고 설명할 수 있는 범위의 한계) 를 벗어난 어떤 현상, 즉 스티븐 호킹의 정의에 따르면, 관찰자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그러나 아직 자연법칙으로 반영되지 못한 '실재'가 충분히 존재 할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실재'는 현재의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닐 것이다. 설명할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양자이론에 따르면 고양이의 상태는  각각 확률 1/2로 중첩되어 있다. 여기서 확률 1/2이 말하는 것은, 관찰자가 이미 결정된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이전 시점'에서 '고양이의 상태는 둘 중 하나, 즉 살았거나 죽었을 것' 이라고 '예상' 할때, 다시 말해서 이미 정해진 결과를 단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결과는 '경우의 수 둘 중 하나 일 것' 이라고 예상하는 관점에서의 확률 1/2 이 아니다.  

고전 역학에 따르면 고양이는 이미 죽었거나 살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관찰자가 그것을 확인(측정)하는 행위와 상관없이 고양이의 상태는 이미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양자역학에 따르면 관찰자가 고양이의 생사를 확인(측정) 하는 시점까지 고양이의 상태는 중첩된 상태로 유지된다. 고양이의 상태는 말 그대로 1/2의 살아 있는 상태 , 1/2의 죽어 있는 상태가 '중첩' 되어 동시에 존재한다. 둘 중 어느 하나의 상태로 되는 것은 관찰자의 측정 시점까지 보류된다. 관찰자가 확인(측정) 하는 순간 비로소 고양이의 상태는 살아있거나 죽었거나 둘 중 하나로 특정되어진다.

그렇다면, 관찰자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고양이의 '실재'는 어떤 것일까?

생과 사가 중첩된 상태, 이 자체를 고양이의 상태에 대한 '실재'라고 할 수 있을까?  

'관찰자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 하는 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