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
마음이, 일상이 평온했으면 좋겠다. 괜한 기대를 했나? 애초부터 품지 말았어야 할 기대였나? 지구 반대편 전쟁터의 부상병이 겪는 고통, 그 보다는 지금 내 손톱 밑 작은 가시 하나가 더 괴롭다. 이것이 인간이다. 기대는 요구을 낳고, 욕망은 아욕과 질투를, 다시 절망과 분노를 그리고 자기 연민을 거쳐 마침내 공허한 허무를 기어이 배설 하고야 만다. 지루한 일상. 그것은 평온함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그 지루한 마음의 여유가, 따분한 자유가, 욕망, 질투, 연민, 아욕, 슬픔, 분노같은 내 마음 속 격정들을 이 우주 지평선 너머로 데려 갔으면... 지루한 평온 속, 한 없이 나른한 포근함 속에 우리만이 남겨졌으면 좋겠다. 기대도 욕망도 의심도 질투도... 그 어떤 격정도 발 붙일 수 없는 절대 평온.그..
2013.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