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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생각

어제, 아니 그제 버스안 풍경

by 구경거리 2011. 8. 25.
오십을 훌쩍 넘겼을 법한 한 남자가
아주 시끄럽게, 그러나 자기 딴에는 호탕하게 보일거라는 착각에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술한잔 하자고, 좀 있다 도착하니 나오라고...
각자 소주 한병씩만 빨자고... 애걸복걸이다.
저러다 거절당하면 무슨 개망신.

사십대 중반 즈음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
그러나 옷 차림은 이쁜 반팔티에 반바지, 그리고 알록달록한 운동화.
영락없는 중딩이다.
기둥에 기대어 있는 자세는 딱 초딩이다. 
얼굴은 말상에 머리는 언제 염색을 했는지 울긋불긋...
다행이 금새 내렸다.

내 앞에 아가씨...
얼굴은 나가요 같은데 옷차림은 제법 정숙하다.
앉은 자세는 잠 한숨 늘어지게 잘 기세인데, 표정은 아니다.

친구에게 술 마시자고 조르던 남자,
결국 친구에게 거절당했다.
버스에 내려 길을 걸으면서 기지개 한번 펴고, 좌우를 두리번 거리는 것이
절대 그냥은 집에 가지 않을 듯 하다.
혼자서라도 그 놈의 소주한병은 빨고야 말것이다.

앞에 앉은 아가씨,
가방에서 아이폰을 꺼내고, 귀에 헤드폰을 얹는다.
음악 서비스 도시락 실행...
스트리밍 시작...

3G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 보니 요금제는 무제한인가보다.
저런 무식한 인간들 때문에 3G 망이 버벅대지... 
갑자기 스마트폰 네트웍이 버벅대서 짜증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 여자 머리위로 그 짜증을 다 배설해 버리고 싶어졌다. 
저 여자는 자신이 지금 하는 저 무식한 짓거리로 인해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지 모를 것이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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