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는 연인이였다가,
그리고 한동안 서로에게 원수였다가,
지금은 누구보다도 편안한 사이가 된 친구가 있다.
가까운 누구에게도 말 하기 힘든 고민도,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은 치부도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들을 수 있다... 고 생각 할 만큼.
서로의 삶이, 일상 생활이 조금도 겹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는 것일게다.
그 친구가 아는 인연의 범위와 내가 갖고 있는 인연의 범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일 게다.
그로인해 서로에게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 받을 수 있어서...
그 친구, 얼마 전 결혼을 했다.
결혼한 사실을 알게된 후로 한번도 연락을 한적이 없다.
그런 친구가 얼마전 늦은 저녁시간에 전화를 했다.
'밥이나 사주려고...'
아무리 무뎌진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하다는 느낌... 을 받기에는 충분한 상황.
밥을 먹었어도 두번은 먹었을 법한 늦은 저녁 시간에
파스타를 주문할 수 있는 곳에서 만났다.
신랑과 싸웠단다.
그리고는 신랑이 그냥 나가버렸단다.
들어오라고 전화했더니, 나 좀 내버려두란다. 혼자 술한잔 하겠다고...
안 들어오면 나도 나가겠다고 했단다.
안 들어 오더란다.
그래서 나에게 전화를 한 거란다.
결혼 3개월... 이혼 한단다.
이미 양쪽 어른들께는 이혼 이야기를 했단다.
3개월...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 해야 할 신혼 3개월...
그 짧은 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마치 30년 세월동안 누적된 앙금 처럼 들렸다.
부부에 대한 것은 그 것이 무엇이 되었던 어느 한쪽의 이야기 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지만,
여자인 그 친구의 입장이 남자인 내가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20대 한창일 때에는 조금만 꾸미고 나가도 지나가는 남자들 고개를 한번씩 돌려놓았던 친구의 얼굴이,
그날 따라 꽤 많이 거칠어진 느낌이다.
친구도 참 박복하다.
결혼 전에도 그렇게 결혼 때문에 고민하고 마음 고생을 하더니,
그래서 결혼만 하면 '걱정 뚝, 행복 시작' 이 될 줄 알았던 그 친구의 삶이,
여전히 힘든 고민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박복한 인생이다 싶었다.
결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어떤 이는 해보고 후회 하는게 백번 낫다고 한다.
그래도 그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만큼은 비껴 갔을 때 이야기 아닐까?
이혼이라는 상황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포함시켜야 한다면, 안하는 것이 백번 나은 것 아니냐는 말이다.
어쩌면 결혼이니 이혼이니 하는 형식적 굴레가 주는 꼬리표 보다는
이 사람이라면 그런 굴레를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만큼
상대에게 주었던 마음을 다시 거두어야만 하는,
거두어 들일 수 밖에 없는,
그 외에는 다른 어떤 방법도 있을 수 없을 만큼 몰려버린 막다른 골목길 끝에서
기진맥진해 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스스로 감당해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버거운 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까지의 자신의 선택과 그 순간의 자신의 모습을 끝까지 기억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아득해 지겠지...
그 친구 앞에서 새벽 두시까지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도 그리 복된 인생은 아니지만,
그 친구의 힘들어 하는 모습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동안 서로에게 원수였다가,
지금은 누구보다도 편안한 사이가 된 친구가 있다.
가까운 누구에게도 말 하기 힘든 고민도,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은 치부도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들을 수 있다... 고 생각 할 만큼.
서로의 삶이, 일상 생활이 조금도 겹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는 것일게다.
그 친구가 아는 인연의 범위와 내가 갖고 있는 인연의 범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일 게다.
그로인해 서로에게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 받을 수 있어서...
그 친구, 얼마 전 결혼을 했다.
결혼한 사실을 알게된 후로 한번도 연락을 한적이 없다.
그런 친구가 얼마전 늦은 저녁시간에 전화를 했다.
'밥이나 사주려고...'
아무리 무뎌진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하다는 느낌... 을 받기에는 충분한 상황.
밥을 먹었어도 두번은 먹었을 법한 늦은 저녁 시간에
파스타를 주문할 수 있는 곳에서 만났다.
신랑과 싸웠단다.
그리고는 신랑이 그냥 나가버렸단다.
들어오라고 전화했더니, 나 좀 내버려두란다. 혼자 술한잔 하겠다고...
안 들어오면 나도 나가겠다고 했단다.
안 들어 오더란다.
그래서 나에게 전화를 한 거란다.
결혼 3개월... 이혼 한단다.
이미 양쪽 어른들께는 이혼 이야기를 했단다.
3개월...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 해야 할 신혼 3개월...
그 짧은 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마치 30년 세월동안 누적된 앙금 처럼 들렸다.
부부에 대한 것은 그 것이 무엇이 되었던 어느 한쪽의 이야기 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지만,
여자인 그 친구의 입장이 남자인 내가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20대 한창일 때에는 조금만 꾸미고 나가도 지나가는 남자들 고개를 한번씩 돌려놓았던 친구의 얼굴이,
그날 따라 꽤 많이 거칠어진 느낌이다.
친구도 참 박복하다.
결혼 전에도 그렇게 결혼 때문에 고민하고 마음 고생을 하더니,
그래서 결혼만 하면 '걱정 뚝, 행복 시작' 이 될 줄 알았던 그 친구의 삶이,
여전히 힘든 고민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박복한 인생이다 싶었다.
결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어떤 이는 해보고 후회 하는게 백번 낫다고 한다.
그래도 그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만큼은 비껴 갔을 때 이야기 아닐까?
이혼이라는 상황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포함시켜야 한다면, 안하는 것이 백번 나은 것 아니냐는 말이다.
어쩌면 결혼이니 이혼이니 하는 형식적 굴레가 주는 꼬리표 보다는
이 사람이라면 그런 굴레를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만큼
상대에게 주었던 마음을 다시 거두어야만 하는,
거두어 들일 수 밖에 없는,
그 외에는 다른 어떤 방법도 있을 수 없을 만큼 몰려버린 막다른 골목길 끝에서
기진맥진해 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스스로 감당해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버거운 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까지의 자신의 선택과 그 순간의 자신의 모습을 끝까지 기억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아득해 지겠지...
그 친구 앞에서 새벽 두시까지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도 그리 복된 인생은 아니지만,
그 친구의 힘들어 하는 모습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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