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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 고인 세계 집을 나선 시간은 오후 3시가 다 되어서다.점심때가 지났다며 밥 한술 뜨고 가라는 소리를 뒤통수로 튕겨버리듯 그렇게 집을 나섰다.아침 한때 내렸던 비 때문인지 매일 보던 풍경이 매일 보던 풍경 같지 않았다.한동안의 더위가 남겨놓았던 희뿌연 수증기 같은 것들이 깔끔하게 치워져 어디까지든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투명한 날이다.아직 남아 있는, 조금은 음흉스럽게 보이는 비구름에 햇빛 마저 가려져 눈부심도 없다.원근감이 사라진 2차원의 극단적 선명함만 남은 풍경이다.꽤 쌀쌀한 한기를 머금고 있는 공기가코끝에서 시작하여 폐에 이르는 길목의 모든 세포에 깨끗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새로운 에너지는 점막을 뚫고 세포막 사이를 건너 몸 전체로 퍼져간다.절기에 맞지 않는 더위로 인해 찜통속 생크림처럼 흐물흐물 녹.. 2011. 11. 6.
[책] 뇌, 생각의 출현 - 박문호 뇌생각의출현대칭,대칭의붕괴에서의식까지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박문호 (휴머니스트, 2008년) 상세보기 인간의 의식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인간의 기억의 실제는 또 무엇인가? 인공지능에 꽤 많은 관심을 가졌던 나에게 이 문제들은 잊을만 하면 다시 떠오르곤 한다. 우주의 비대칭성, 세포의 출현, 세포의 운동... 그리고 그 운동이 내면화 되면서 발생된 '의식'. 뇌 구조의 진화, 뇌 각 부위의 역할과 상호 작용 등... 뇌와 신경세포의 생물학적인 사실들을 모아 '의식'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시도한 책이다. 그런데 너무 정리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뇌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였다고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뇌의 각 부위를 지칭하는, 발음하기도 힘든 생물학적, 의학.. 2010. 10. 30.